두 번째 인터뷰는 2월 18일 하용호 님과 SKT 건물에서 만나 그 근처의 카페로 자리를 옮겨 진행하였다. (첫 번째 인터뷰는 2월 17일이었는데, 이전 글에서 12월이라고 잘못 표기하여서 고쳤음.) 처음 뵙는 분이라 많이 어색하고 두 번째 인터뷰라 아직 낯설기도 했지만 반갑게 맞아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어려움 없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Q 우선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본인 소개부터 해주세요.
A 현재는 SKT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고 있다. 이전 직장으로는 TmaxSoft와 KTH를 다녔었다. TmaxSoft에서는 데이터베이스와 검색엔진을 만들면서 큰 사이즈의 데이터를 다루는 일에 친숙해졌고, KTH에서는 대용량 자료의 저장과 처리에 대한 연구를 했었다. SKT로 옮겨와서는 대형 자료에 숨어있는 패턴을 찾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
SKT에서는 빅데이터 TF(태스크포스) 팀 소속되어 있다. 스마트폰 시대가 되고 서비스를 앱 제작사들이 가져가면서 통신사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가지고
있다. 회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로그들을 살피며 더 고효율을 추구하거나,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찾을 수 있는 가를 고민하는 팀이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말에 조금 멍한 표정을 지었더니 이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주셨다.
Q 프로그래머가 된 계기랄까, 언제 프로그래머가 되어야겠다 결심하게 되셨어요?
A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딱 '프로그래머가 되겠다' 라는 목적보다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버지께서 선생님이시라 어릴 때는 지방 산골이나 섬 등에서 살았었다. 그런 곳에서는 아이들도 집안일을 돕느라 일찍 돌아가 버리기 때문에 놀 친구가 적었다. 6살 때 아버지께서 8bit MSX 컴퓨터를 사오셔서 그때부터 컴퓨터와 놀곤 했었다. "학생과 컴퓨터" 같은 오래된 잡지를 보면서 코드를 따라 입력해가면서 놀았다. 중고등학교 때는 컴퓨터와 관련된 활동을 특별히 하지는 않았지만 책을 통해서 공부했다. 심지어 고등학교 때는 기숙사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컴퓨터를 자주 만질 수조차 없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자연스레 컴퓨터 공학으로 석사 진학을 하였다가 한 학기 만에 그만두는 일이 있었다. 오로지 과학이 좋아서 어려서부터 과학 외길 인생을 걸어오고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이공계 기피현상을 이야기하자 뭔가 괴로움이 들었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것을 내가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욱하는 마음이 들어 이럴 바엔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대학원에 진학해 금융 쪽으로 공부를 했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이것을 좋아하는 의구심도 계속 들고, 어느 사이엔가 컴퓨터와 관련된 수업만 골라서 듣고 있더라. 딴짓을 하면서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면서 박사과정을 포기하고 티맥스 소프트에 입사하게 되었다. 뭐 그래도 석사시절 다졌던 수학적 베이스 덕분에 지금도 도움을 많이 받는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과학고 —> 좋은 대학 —> 대학원을 마치셨다는 걸 알고 나서 보니 정말 모범생같이 생기셨다는 생각이 딱!!! 사람의 마음이란 참…
Q 업계에 들어와서 가장 영향을 받은 개발자를 꼽으라고 하면 어떤 분을 꼽으시겠어요???
A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개발자가 아니라, 첫 번째 회사였던 티맥스소프트의 개발문화였다. 돌이켜봐도
그때 연구소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구글이나 다른 개발문화가 좋은 외국 회사들에
대한 기사를 봐도 전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독특한 사람들의 집단이었지만, 그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름에 대해서 고민하거나 번뇌할 필요가 없었다. 야근도 많고, 일정도 빠듯한 경우가 많았지만 그 와중에도 회사는
직원들에게 자존감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만들어줬다.
시간이 지나보니 야근이 많고 월급이 적어도, 내가 하는 일,
사람 자체를 중요하게 대우해주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티맥스 이후에 이직을 하고
세월이 지나며 월급도 직급도 올랐지만 행복은 티맥스 시절에 비하면 조금씩 줄어든 듯하다. 신경 쓰는게
많아지면서…
역시 돈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티맥스소프트의 이야기를 하시는 동안 눈이 정말 반짝거리셨다.
Q 개발자로 일하면서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A 인력이 부족해서 혼자서 여러
가지 일을 감당하게 되면서, 팀플레이가 아닌 솔로플레이가 되면 점점 재미가 없어진다. 멋진 아이디어가 있어도 나눌 사람이나 알아줄 사람이 없을 때 외로움을 느낀다.
재미가 없어지면 일이 힘들다.
Q 함께 일하기 싫은 프로그래머가
있나요???
A 나는 ‘나’같은 사람과 같이 일하기 싫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일이란 팀플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투수가 있고, 타자가 있어야 야구가 가능하듯 일이 제대로 되려면 서로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다른 성향의 멤버가 필요하다. 나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은 좋아하지만, 문제가 풀어진 이후에 흥미를 급격히 잃는 경향이 있다. 내가 가진
이런 약점을 좀 보완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요리는 좋아하는데 설거지는 싫어하는 나랑 비교를 했더니, 설거지는 모두 싫어하는 거라고 하셨다. 나만 싫어하는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물론 나는 설거지가 싫어서 요리도 안 하지만… 그리고 공부하지 않는 개발자, 연구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적당히 하려는 개발자들과는 일하기 힘들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불평을 많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Q 직원을 뽑기 위해 인터뷰어로도
많이 활동하셨을 텐데, 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또 그런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쓰시나요???
A 기초를 가지고 있느냐, 기본이 탄탄하냐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피상적인 정보는 구글링으로도
알 수 있지만 문제 해결 능력은 오랜 시간 동안 닦아온 탄탄한 기본이 필요하다. 그 부분에 긴 시간을
투자해왔던 사람인지, 문제를 볼 때 이것의 근간이 무엇인지를 궁금해서
why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는 사람인지가 중요하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일 수록 좋다.
우리 팀의 면접은 한 시간 반 가까이 진행된다. 이제까지 본인이 했던 일 중 가장 재미나게 했던 일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하도록 하고, 같이 일할 팀원 전원이 인터뷰어와 토론을 진행한다. 이 과정을 통해, 기본을 닦아온 사람인지, 팀의 문화와 잘 맞는지, 커뮤니케이션도 잘하는지 등을 살핀다.
역시 나는 면접을 너무 짧게 봐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부터는 나도 적어도 한 시간 정도 면접을 본 후 직원을 뽑아야겠다
Q 이 일(직업)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나는 프로그래머들은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긴 시간의 노력과 축적이 필요한 직업이다.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 오랜 시간 동안 나를 축적시켜 왔기에
지금 이걸 할 수 있었구나 하는 보람을 느낀다. 보람을 자주 느끼시는지
여쭤보니 원래 그런 타입이었는데 점점 더 대기업에 가까운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하시면서,
그래서 요즘은 쉬운 일보다 어려운 일을 일부러 더 찾아서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하셨는데 그때 조금 우울한 표정을 지으셨다.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의 권한이 프로그래머에게
많이 주어져야 한다. 대기업에서는 이 부분에 제약이 많아서 고민 중이다. 윗분의 사정에 의해 우리 팀의 밖에서 일정이나 결정이 내려올 때가 많다. 그렇지만
대기업이 주는 기회도 분명히 있다.
Q 요즘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머에게 정말 인문학적인 소양이 필요한 것일까요???
A 인문학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요즘 여러 가지를 다루는 만능의 단어로 '인문학'이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 프로그래머에게 필요한 인문학은 일반 교양의 의미에서의 인문학이며, 공학의 틀을 벗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한 다방면의 시도가 모두 이 소양에 속할 수 있다고 본다. 의사 소통을 위한 대화법, 자신의 말을 잘 전달하기 위한 발표자료 작성법, 디자인, UX에 대한 관심 등 프로그래밍이 아니더라도 자신과 닿는 모든 것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필요하다. 물론 이렇게 알게 된 것을 다양한 활동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도 또 필요하다 생각한다.
Q 사용자나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개발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개발자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고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에 늘 사용자에 대한 고민이나 이해가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일수록 개발자가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색채, ux, 디자인, 서체학 등 사용자와 닿는 것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다. 개발자에게 필요한 것은 교양이고, 여기서 말하는 교양은 고상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관심, 타인의 생각을 잘 파악하기 위한 노력,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하기 위한 수련 등인 것 같다. 소셜액티비티도 사용자나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활동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셨는데, 그런 의미에서 나는 소셜액티비티, 특히 페이스북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활동은 하고 있는 것이다. 푸하하~
Q 개발자로서 사회 생활(회사 생활)에 대한 조언을 주신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A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회사는 그저 내 기술을 펼치는 장일 뿐이어야 한다. 대체
불가능할 정도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오히려 본인이 없어도 잘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잘
만들어놓고 또 다음 스테이지를 찾아가며 본인의 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캐릭터를 잡아라. 모든 사람이 4번 타자일 필요도 없고, 투수일 필요도 없다. 다 잘하는 누군가가 아니라 자신만의 강점이 살아있는 캐릭터가 되어야 한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 캐릭터를 잡으라는 것이 아니다.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지만 오래 즐겁게 할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있으신 듯하다.
Q 프로그래머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셨을 것 같으세요???
A 아버지의 영향으로 교사가 되었을 수도 있다. 나는 사실 굉장히 어려운 걸 풀어낸 다음 쉬운 용어로 설명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혹시 지금 재능이나 능력이 주어진다면 어떤 것을 원하냐고 물었더니 프로그래머로써는 더 똑똑해지고 싶다고 하셨다. 무언가 새로운 걸 이해하는데 더 짧은 시간이 걸리는 재능을 갖고 싶으시다며… 공부벌레이신가보다. 나는 그런 능력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도 못해봤다.
Q 스트레스를 푼다거나 재충전은 어떻게 하시나요???
A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모르겠는게 단점이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스트레스의 근원을 없애자고 생각한다. 문제에 계속 매달리는 타입이다. 다른 걸로 희석시킬 수가 없더라. 때로는 논어, 맹자 같은 공자님 말씀스러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스리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고리타분하지만 구구절절이 옳은 말씀이 가득하기 때문에 가끔은 마음이 안정되기도 한다. 그래도 작업이 쌓여있으면 맘 편하게 놀지를 못하고 불안해하는 성격이다. 현실적으로 다 없애질 못하고 계속 쌓여나가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에 대해서 계속 고민 중이다. 예전에는 완벽주의자였지만 이렇게 살면 큰일나겠다 싶어서 지금은 조금 유통성이 생겼다.
Q 취미가 있으신가요???
A 취미는 딱히 없다. 공부!!! 이렇게 이야기 하시면 왕따 당하신다고 말씀드렸다 호기심이 많고 무언가 알고 싶어해서 시간이 나면 관심이 있는 것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나마 꼽자면 요리가 취미인데, 집에 간장, 조미료, 향신료만도 수십 종이 있다. 요리 설명을 해주시면서도 프로그래밍 설명하시는 것처럼 하셨다. 미각에 대해 어찌나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시는지… 멸치 육수보다 밴댕이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하셨는데 이유인즉슨, 멸치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면서 ROI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요리 책을 보면서 실험으로 증명해본다. 재료와 조미료의 함량과 비율, 투하하는 시기 등을 기록하며 맛을 찾는다. 요리와 코딩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맛을 최적화 하기 위해 노력한다.
Q 최근에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어떤 것이 있으세요???
A 개발 외적으로는 삐약이 콩에 빠져있다고 하셨는데, 찾을 수가 없었다. 다시 여쭤봐야겠다~ 은근 트렌드를 캐치해 내곤 하는데 앞으로는 머신러닝이나 베지안이 생각보다 대중화되고 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확률 통계를 아는 프로그래머가 대접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매일7~11시까지 이쪽 분야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Coursera와 같은 외국 사이트를 통해서 주로 공부하고 있다. 세상의 많은 지식이 영어로 적혀있다 보니 영어를 안다는 건 정말 중요하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세상의 모든 기초는 국영수인 것 같다. 국어는 타인과 교류하기 위해, 수학은 자신의 논리를 구현해내기 위해, 영어는 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 아주 중요하다.
Q 최근에 가장 짜릿한 경험을 하신 적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A 아주 최근은 아니고, KTH에 다닐 때 H3를 처음 개최했을 때 정말 짜릿했다. 그때 파이썬 강의를 했는데, 설명하는 나도 즐거웠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서 더욱 즐거움을 느꼈던 것 같다. 그때 발표 '파이썬으로 클라우드 하고 싶어요' 가 인기를 얻으면서 미국의 fancy.com과 인연이 닿아 추천 엔진을 만들었는데, 글로벌 서비스에서 내가 만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짜릿함을 느끼기도 한다. ‘화성에서 온 개발자, 금성에서 온 기획자’라는 사내 강의도 있으심.
Q fancy.com의 추천엔진을 만드셨다면 틀림없이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이 있었을 것 같은데, 왜 외국으로 나가서 일하지 않으셨나요???
A 솔직히 말하자면, 외국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제안이 있었지만 외국에서 사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거절했었다. 그때 일을 후회해 본적은 딱히 없지만 지금 회사에서 보람을 못 느낄 때 솔직히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Q 30년 뒤의 나의 모습은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1년 뒤의 내 모습도 잘 모르겠다. 사실 1년 전만해도 지금 모습을 생각도 못했다. 예측을 하기 힘드니 지금 열심히 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 호기심을 계속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열정이나 호기심도 내가 매니지먼트 해야 한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깨닫고 있다.
하긴 나 자신도 당장 내일이 어떨지 모르는데 어쩌자고 이런 질문을 만들었을까 잠시 반성했다.
Q 본인 스스로 어떤 개발자라고 생각하시나요???
A 하늘 위에 떠 있는 어려운 지식을 땅에 내려 놓는 개발자!!! 하는 일이 논문 같은 것들을 보면서 구현해보는 일이다 보니 어려운 것들을 실제화하는 개발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뒷심이 부족해서 보완해줄 사람이 필요한 개발자이기도 하다. 아~ 개발자이지만,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은 특이하기도 하다.
Q 후배 개발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A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적 여유를 갖기가 힘들어진다. 기초를 탄탄히 하는 것은 큰 시간 덩어리가 필요한데, 이런 것들은 조금이라도 더 어려서 여유가 있을 때가 가장 공부하기 좋은 때이다. 당장은 이런 것들이 어디 도움이 되려나 싶을 수도 있지만, 길게 보면 그것들이 잠재력을 결정한다. 아 혹시 석사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진학을 권한다. 논문 읽기에 대한 두려움이나 영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많이 제거할 수 있다.
많은 분야 중에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서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이걸 최고로 잘해’라는 이야기보다 ‘내가 이걸 정말 좋아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행복할 것 같고, 그러다보면 잘하게 된다.
제일 큰 재능은 ‘좋아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해서 말하시며, 인생에 대한 것은 좋은데, 최근 트렌드나 IT에 관해서는 부모님 말이 틀리는 경우가 더 많으니 듣지 말라고 말하셨다. 지금 직장을 선택하실 때 부모님의 조언대로 대기업을 선택하셨지만 후회를 하시는 분위기였다.
인터뷰 후 느낀 점... 인터뷰 내내 내가 개발자가 아니란 걸 염두에 두시고 가능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하용호님은 선생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설명해주실 때 반짝거리는 눈과 새로운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자 하는 열정을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정리하는 중에 최근 발표하셨던 내용 '스타트업은 데이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를 보았는데, 정말 딱 하용호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조근조근 차분한 선생님의 목소리… by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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