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제가 한번 개발자를 만나 봤습니다. - S2 E03
안 친한거 너무 티나는 사진이라 나는 반만 나오게...
사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이전부터 알고 계시던 분들을 빼고는 사전 지식 없이 다른 분들의 추천으로 연락을 드리고 찾아 뵌 경우가 많았는데 신기배님도 그런 경우였다. 처음 뵈었을 때 생각보다 많이 어려 보이는 분이어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도 15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으시고 사업경력도 있다니, 어쩌면 지금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추신 : 인터뷰 후 신기배님은 선데이토즈로 회사를 이직하신 상태이다.)
Q 우선 본인 소개부터 해주세요.
A 개발자로 일 한지 15년정도 되었다. 거꾸로 거슬러 가면서 이야기 해 보겠다. 지금은 SKPlanet의 New Biz Creation이라는 조직에서 신규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새로운 앱이라든지 웹서비스라든지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서 기획/개발을 함께 하는 조직이다. 일년 좀 전에 입사하였고 그 전에는 사업을 했었다. 한국에서 6년, 실리콘 밸리에서 2년 사업을 했다. 그 전에는 엔씨소프트를 2번 (???) 다녔고 그 전에는 네오플에 다녔다.
Q 어떤 사업을 하셨었나요?
A 웹서비스 관련 사업을 했다.
Q 한국에서 했던 것과 실리콘 밸리에서 했던 사업이 다른 거였나요?
A 그렇다. 한국에서는 여러 가지 사업을 했었고, 여러 번 망했다. 사업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Q 프로그래머가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A 나는 컴퓨터를 좀 늦게 접한 편이다. 고등학교 올라가서 처음 접했는데, 게임보다는 희한한 것들, 그때 당시 피씨 통신 시절에 사설 bbs를 운영하였다. (사설 bbs라는 것은 서버 같은 PC통신 같은 거였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러니까 음…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러다가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냥 계속 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더라~ 뭐 그런 이야기다. 공부도 딱히 체계적으로 했다기보다는 게시판을 통해서 공부를 했다. 책을 사기는 많이 샀지만 앞부분만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아~ 이 이야기가 과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라나??? ^^;;;;; 사업에 관심이 있어서 21살에 첫 사업자를 냈다. 프로그래밍 자체가 비즈니스를 위한 좋은 재료라고 생각했다.
Q 처음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을 때 재미있긴 하셨어요?
A 정신차려보니 밤새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을 때가 많아서 적성에 맞다 생각은 했다.
Q 업계에 들어오셔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개발자는 누구인가요?
A 첫 사업이 망하고 네오플에 입사를 했는데,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그냥 센스 정도로 개발을 해왔는데 그 회사 CTO님이 멘토 같은 역할을 해주셨다. 사실 욕을 엄청 먹었는데 기본을 다잡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분이 없었다면 시간이 많이 걸려서 깨달았을 것이다.
Q 기본이 없었는데도 센스로 개발을 할 정도면 천재 개발자 아닌가요?
A 그런 건 아니고천재가 자기가 천재라고 말하진 않겠지…, 이론에 충실하지 않고 경험에 기초해서 하다 보니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을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Q 일을 할 때 경험만큼 이론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A 당연하다. 만약에 알고리즘을 선택해야 할 때도 모두 경험해보고 선택할 수는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조금 더 편하게 개발을 하고 싶다면 이론(개념)을 알고 있어야만 한다.
Q 개발자로 일하면서 제일 힘든 점은 어떤 점이세요?
A 기술이 비즈니스를 지탱하는 근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개발을 하는 데서 오는 고충은 별로 없지만, 비즈니스랑 연관되어서 생각해야 할 때 힘들다. 기술은 사실 명쾌하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처럼…) 비즈니스가 처한 환경이나 이권 등등 때문에 기술이 좌지우지 될 때 힘들다. 미국에서 real time으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 일을 했을 때, 너무 생각할 것이 많고 새로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서 기술적으로 힘들기도 했었지만 그건 그냥 도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Q 함께 일하기 힘든 개발자들은 어떤 개발자들인가요?
A 수동적이고 방어적이고… 개발자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일하기 싫은 동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트렌드를 쫓아 가기는 하는데 실제로 베이스가 없는 개발자!!! 같이 일해보면 티가 난다. 얕은 지식은 많은데 실제로 그걸 가지고 노력을 하거나 공부하지 않고 남을 힘들게 하는 사람은 일하기 싫다.
Q 인터뷰를 할 때 기술 외에 중요하게 보시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기술적인 것이 일단 제일 중요하긴 하지만, 책임감과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일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천성이나 성향이 프로그램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말 재미있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최근에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개인적으로 해본 적이 있는가?”를 많이 물어본다. 자신을 위해서, 주변을 위해서, 공익을 위해서 무언가를 노력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취직을 목적으로 한 사람과는 이야기하다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Q 그럼 정말 이 일이 적성에 맞는지는 ‘재미있는가’로 알아 볼 수 있는 걸까요?
A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과 주변에서 원하는 일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정신차려봤더니 해가 뜨고 있을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면서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다면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말한다. 그저 재미있다라는 생각만으로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이긴 좀 위험한 것 같다.
Q 스스로 나는 천상 프로그래머구나 라는 생각을 하세요?
A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모든 일들을 기술(개발)과 연결 시켜서 생각할 때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다.
Q 이 일의 가장 큰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프로그래밍 자체 만으로 큰 매력이 있다기보다는 이 일을 통해서 사람들의 생활을 점점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느껴지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 내가 만든 서비스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으로 일을 하고 있다.
Q 개발자에게 좋은 회사란 어떤 회사라고 생각하세요?
A 다른 것 신경 안 쓰고 일하게 해주는 회사!!! 무슨 혜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회사가 개발자에게는 가장 좋은 회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Q 집중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생기나요?
A 가장 많은 방해가 회의이다. 문서작성도 그렇고. 아예 그 일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가끔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들이 중간중간 개발을 위한 집중을 방해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배려하지 않는 회사들이 많다. 어떤 시점에는 개발에만 집중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필요한 일임에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건 개발자뿐만 아니라 직장인이라면 모두 겪는 스트레스가 아닐까 싶다. 내 본업보다 잔업이 많아지는 현실…
Q 개발자에게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 개발자들 스스로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A 그 회사의 문화가 좌우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개발자만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지는 않겠지만… 공동의 목적과 비전이 명확해지기 위해서 구성원 개개인도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도 내 사업을 한다고 생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말하기 전에 나 스스로도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공동의 목표와 자신의 목표가 맞게끔 노력해보고 해보고도 안 되면 그때 가서 욕하는… 회사도 사무실에 음료수랑 과자 놓는다고 직원들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한 일에 대해서 충분한 보상을 받는다는 확신이 더 큰 행복을 줄 것이다.
중간에 지나가는 게스트로 박성철 팀장님(시즌1 에피소드01 참조)이 등장하셔서 사진을 잠시 수다를 나누면서 사진도 찍어주셨다.
잠시 잡담 : 이 날이 내가 처음 판교를 방문한 날이었다. 판교 방문 전, 실리콘밸리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본적은 없지만와 같은 분위기를 기대했었는데, 그냥 넓은 사무실 단지 같은 느낌에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Q 지금 계시는 회사와는 공동의 비전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세요?
A 회사 자체의 비전과는 다를 수 있지만 내가 속해 있는 팀(조직)의 비전과는 아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Q 사회 생활(회사 생활)에 대해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
A 무슨 일을 하든, 어디서 일하든 본인의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해라. 그럴 거면 나가서 사업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피똥 싸봐야 그런 말을 안 하지… 이건 망해본 선배의 뼈저린 충고였음.
Q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개발자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이야기 더 많지 않나요?
A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 본 다음에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 생각한다. 그 과정이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스스로 노력도 하지 않고 무언가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업하다가 회사 생활 하려니 속 터지긴 하지만(커뮤니케이션 등) 그래도 재미있다.
Q 고객이나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서 개발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A 어릴 때부터 고객에게 욕을 많이 먹어봐야 한다. 직접적으로 응대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 직접 고객을 많이 만나봐야 한다. 사업을 할 때는 고객 응대에 대한 스트레스가 엄청 났지만, 그런 것들이 제품 향상에 더 도움이 된 듯하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을 절대 하면 안 된다. 결국 사람마다 생각의 경계가 있는데 고객은 그 경계 밖에 있는 사람도 많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기능이 있어서 그걸 겉으로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술적 난이도가 사람의 선호도가 되지는 않는다.
Q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고집이 있어야 하는 것이 개발자 아닌가요? 적정선을 찾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은데…
A 나는 개인적으로 고집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는 소스코드에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다음에는 지금보다 더 좋은 코드를 짤 수 있으니까. 내가 만든 소스코드는 사용자의 선택이나 전략에 의해서 버려지기도 한다. 너무 강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 이런 순간에 선택이 어려워진다. 물론 고집이나 보수적인 생각이 필요한 분야(인프라나 하드웨어 등)도 있지만 사용자 접점에 있는 곳일수록 필요한 생각이라고 느낀다. 사용자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이 파악된 후부터 애정을 가지라는 말을 자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의 품질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거기에 너무 목을 매지는 말아라.
Q 잘 못 이해하면 무조건 고객에게 맞추라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A 약간 비교대상이 다르긴 한데, “너의 소스코드보다는 고객의 선택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하고 고집을 조금은 버렸으면 좋겠다.
Q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하신 것은 아니죠? 사업을 경험하신 후에 바뀌신 건가요?
A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10년 전부터 오픈 소스 활동을 하면서 ‘나는 언제든지 잘 만들 수 있고 누군가 이걸 활용하는 동안에도 나는 더 나은 걸 만들 수 있다’라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그건 오만이었다는 생각도 들고, 그것만이 다는 아니더라.
Q 어렸을 때 꿈은 뭐였나요?
A 개그맨!!! 주위에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심각하게 10년 전에 개그맨 시험을 볼까 고민해본 적도 있고 준비도 했었다. 듀오로 같이 나가려는 친구가 군대에 가서 포기했다. 개그맨이라고? 웃겨보세요~ 할 수도 없고… 검증을 못 한 것이 아쉽다. 박성철 팀장님께 여쭤봤는데 노코멘트 하셨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모호한 꿈들만 있었다.
Q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A 스트레스를 잘 받는 편은 아니지만, 원인을 해결해야 풀린다. 사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더라도 그 사람과 해결해야지만 풀린다. 다른 걸 통해서 스트레스는 풀진 못한다. 일에 지칠 때는 그냥 잔다. 그나마 드라이브 정도로 재충전을 한다.
일반인은 기계가 잘 못 작동하면 무조건 기계의 탓이라고 생각하는데 프로그래머는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래밍 때문에 거의 스트레스 받지 않나 보다. ‘문제는 역시 나일거야.’라는 생각 덕분이라고나 할까?
박성철 팀장님 : 그걸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게임을 못할 때와 같은 느낌이다. 하다 보면 돌파가 안 되거나 길을 못 찾거나 그런 경우가 있는데, 절대 안 되게 만든 게임이 아닐 테니 결국 찾아내게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게임을 하지 않나. 이건 너무 히키코모리 느낌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Q 주말에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보내시나요?
A 집돌이어서 빈둥거리거나 일하거나 그런다. 주말에도 종종 회사 일을 하는 편이다. 업무 시간에 개발 외에 일들도 해야 하다 보니 주말에 하는 편이다. 하루 종일 하는 편은 아니고 한두 시간 정도 하는 정도이다. 집밖에 한 발작도 안 나가고 유유자적하는 날도 있다. 혹시 게임 좋아하시냐고 여쭤봤는데 게임기가 있기는 한데 그다지 하진 않는다고 하셨는데, 그 후 페북을 통해서 보니 특정 게임에 대한 포스팅을 많이 하시는 모습을 봤다.
Q 최근에 제일 관심을 갖고 보시는 것들은 어떤 것들인가요?
A 솔직히 없다. 스스로 무언가 나오자마자 받아들이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신기술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다. 특히나 새로운 기술 중에 예전 기술의 특정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나오는 것들이 많아서 어느 정도까지 지켜보는 편이다. 기술 외에도 관심 있는 것이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좀 집중하는 편이다. 기배님… 히키모코리 같다. 집돌이에 관심사도 없고 ㅎㅎㅎ
Q 이런 질문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연애는 안 하세요?
A 아 맞다… 주말에 집에 있는다고 했는데… 계속하다가 최근에 안 하게 된 것이다. 귀챦아서…
Q 연애를 꾸준히 하셨나요?
A 개발자라서 연애하기 힘들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런 건 전혀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기배님이 완전 훈남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 음… 흠…
현실로 로그인을 해야 하는데 기대치가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인 경우도 많이 있다. 여튼, 프로그래머라서 연애를 못 한다고 생각하는 여러분!!! 절대 그런 거 아닙니다.
Q 이 시점에서 그럼 아까 미뤄둔 질문을 하겠습니다. 실리콘 밸리에서 사업도 하셨었는데 왜 한국으로 돌아오셨나요?
A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이 망하면서 취직도 고민하긴 했었지만, 투자 받은 회사에 도의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귀국을 하였다.
Q 실리콘 밸리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정말 잘 했던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A 비자 문제뿐만 아니라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커뮤니티에 진입하기 어려움 등등 여러 가지 힘든 일이 많았지만, 그때 많은 경험을 했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과 경쟁을 한다는 자체가 정말 큰 배움을 주었다. 지금도 나갈 기회는 있지만 이전보다는 조금 더 신중한 생각을 하게 되고, 글로벌로 사업을 한다는 것이, 물론 어떤 서비스냐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 시장도 장악하지 못하는 서비스로 글로벌에 진출한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다. 한국 시장에서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느꼈다.
Q 최근에 가장 짜릿함을 느끼신 것은 언제인가요?
A 작년에 번지점프 했을 때… 무서웠다. 사람들이 모두 내가 죽은 상태로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했다. 다시 하고 싶진 않다. 놀이기구는 잘 타는 편이다. 가평의 55m 높이에서 떨어지는 동안 “내가 이걸 왜 했지”란 생각만 계속했다. 하하하하하하 난 해보고 싶은데…
Q 지금은 어떤 꿈을 꾸고 계신가요? 프로그래머로서…
A 지금 꿈은, 내가 만든 것이 세상 아니면 어떤 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었으면 한다. 회사에서도 할 수 있을 듯하고 개인적으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 계속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Q 본인 스스로 어떤 개발자라고 생각하세요? 스스로를 정의한다면?
A 시키는 일은 못하고 꽂혀야 하는 개발자!!! 그래도 할 일은 하지만 시키는 일은 거의 안 한다고 봐야 한다.
Q 개발자가 되려는 학생들 혹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세요?
A 정신차려보니 밤을 샜을 정도로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일을 했음 좋겠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인지를 우선적으로 깊이 생각해 보고 그 후에 잘하는지를 생각해라. 꼭 프로그래밍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이 일을 원한다면 스펙 쌓는 것보다 하루에 100줄 코딩이 더 중요하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고, 적성에 맞다면 다른 것으로 낭비하지 말고 코딩에 집중해라. 자격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기술적인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기 때문에 (앱을 만든다든가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든가) 스펙을 쌓는 것에 너무 시간을 쓰지 말아라.
Q 경쟁이 치열한 사회이다 보니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너무 여러 가지를 갖춰야만 하는 상황으로 아이들을 몰아붙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A 영어도 중요하고 다른 여러 활동도 중요하긴 하지만, 일단 기술적인 실력이 중요하고 기술적인 실력은 개발대회의 입상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10여년 전을 생각해보면 주위 선배들을 오픈 소스 커뮤니티나 다른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만났다. 그때부터 그런 활동을 통해서 내 스스로의 실력을 입증할 수 있었고 그런 활동을 통해서 많은 인맥을 형성하게 되었다. 어떤 직업이든 (사회 생활 자체) 처음부터 꽃 길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든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하는데 그런 시간들을 인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끊임없이 인내하는 사람만이 살아남고 성공한다.
인터뷰 후 느낀 점 : 신기배님은 뭐랄까… 내가 상상했던 딱 그대로의 젊은 개발자 느낌이었다. 어느 정도 덕스러운 부분도 있어 보이고, 프로그래밍 외에는 이거저거 다 귀찮아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개발자의 느낌이랄까? 그런 만큼 도전정신이 강해 보이고 두려움이 없어 보인 것도 사실이다. 프로그래머로 성장하기 위한 조언을 후배들을 위해 이야기 할 때의 확신에 찬 표정은 어쩌면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경험을 통해 배움을 얻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