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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한글화 프로젝트]스타트업이 비행하는 법


 


번역가 : 송준이

현재 로엔에서 빅데이터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Hadoop, Elasticsearch와 같은 빅데이터 관련 업무에 관심이 많다.


한글화 프로젝트는 프로그래머의 다양한 지식 습득을 위해 KSUG, JBUG와 지앤선이 함께 하는 프로젝트 입니다.

 

원문링크

 


스타트업이 비행하는 법

The Flight of the Startup. 



최근 반년 동안 스타트업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나는 농장에서 살기 때문에 하루의 많은 시간을 삽질을 하면서(진짜 삽으로 땅을 파면서) 매일 팟캐스트를 듣는다. 팟캐스트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중에는 스타트업에 대한 팟캐스트도 있었다. 그리고 해당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깨달은 점은 1) 갓 시작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정보가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과 2) 이러한 정보들 중 몇 가지는 엄격히 보자면 서로 모순된다는 점이었다.

 

내가 읽고 들은 모든 내용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한 가지 테마는 바로 자본 효율성(capital efficiency)이다. 자본 효율성이란 스타트업이 위험 요소나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때, 스타트업이 각 단계를 더 적은 비용으로 처리한다면 성공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너무 많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은 바로 실험이다. 적은 비용으로 실험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면, 스타트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은 그만큼 더 높아지게 된다.

 

어렵더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 서로 모순된 조언들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마침내, 스타트업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단계들을 거친다고 가정하자 모순된 조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팟캐스트에 의하면 각 단계마다 기법, 원칙, 기술, 심지어 가치조차도 변하게 된다. 그러나 그 조언들은 서로 모순된 것이 아니라, 적용되는 단계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뭉뚱그렸기 때문이었다. 스타트업의 단계는 비행기의 이륙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1.            택시(Taxi) - 자리 잡기

2.            이륙(Takeoff) - 완전히 이륙하기 전까지는 적당한 한 방향을 향해 힘을 쏟기

3.            비상(Climb) - 상승세를 가파르게 유지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기

4.            순항(Cruise) - 명확한 목표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기

 

이번 글에서는 각 단계를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서는 각 단계를 특징짓는 개발 방식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겠다. 그리고 다음 글을 통해 각 단계를 전환하는 방법에 대해서 논의하도록 하겠다.

 

택시

첫 단계는 실질적인 필요성을 찾는 일이다. 이 단계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아이디어 같은데와 같은 감이 오는 단계이며, 전력을 다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까지는 없는 단계다.

 

JUnit Max의 경우 택시 단계를 거치는데 11년이 걸렸다. 많은 사람들이 테스트를 작성하고 실행하는 일을 즐겼다. 바로 거기에서 사업으로 이끌어 낼만한 요소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수 많은 실험들을 진행했고, 마침내 머리 속에 무언가가번뜩하고 떠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작년 12, 사람들이 돈을 내서라도 구입할 정도로 절실해 보이는 요구사항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테스트를 통한 피드백의 시간을 줄여 온전히 코딩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광범위한 단위 테스트 속에서 코딩하는 프로그래머에게 이러한 요구사항은 실질적인 요구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

 

택시 단계에서는 실험의 범위, 속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험 비용이 가장 중요하다. 많고 다양한 요구사항들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시험해야 한다. 택시 단계에서는 실험결과의 정확도보다는 다양한 실험들을 가능한 많이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택시 단계의 위험 요인은 실질적인 요구사항을 찾지 못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 가능하면 많은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험 비용을 낮추는 일이 중요하다.

 

이륙

실질적인 요구사항을 찾았다면,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이전의 택시 단계에서 실험을 광범위하게 진행했다면, 불필요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원이 소모되는 위험 요인은 충분히 모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실질적 요구사항 모두가 사업성을 갖지는 않는다. 이륙 단계는 바로 이러한 사업성을 보장하는 고객을 찾고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이다. 비행기의 바퀴가 땅에서 이륙하기 위해선 강한 추진력을 필요로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타트업의 이륙단계에서도 자력이든 아니면 투자를 유치하든 현금 흐름이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시장도 성숙했고 아이디어도 훌륭하더라도, 고객이 지갑을 열게 하는 기능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이륙 단계에서는 광범위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훑는 조사보다는 주어진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구체적 연구가 더 중요해진다. 각 실험은 수익을 창출하거나, 또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야 끝이 난다.

 

열렬한 잠재고객과 실제 비용을 지불하는 고객 사이의 간극은 상당히 크다. 시장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륙 단계에서는 개발 주기 중 일부 시간을 포기해서라도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피드백을 받기 위한 시간을 내야 한다. 이륙 단계의 개발 주기는 가능한 아주 작은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이 제품이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품을 사는 사람이 있을 정도의 제품이면 충분하다. (이러한 제품을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최소 요건 제품(Minimum Viable Product)이라고 부른다).  최신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마케팅 방법을 적용하면 다양한 시도를 통해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을 정도로 자본 효율성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 Max를 만들 때 내가 따랐던(그리고 이전의 여러 벤처에서는 따르지 않았던) 충고는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내었다면, 실험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일부 스타트업 단체에서는 확장이 우선이며, 상품화는 그 다음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나는 그 방법을 따르기에는 자금도 없었고, 그만큼 훌륭한 아이디어도 없었다. 만약 여러분도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앞의 내용들에서수익사용처로 바꿔 보기 바란다. 또한 수익을 뒤로 미룰 수 있는 행복한 상황이라면, 스타트업을 어떻게 꾸려나가는지에 대한 여기 조언들이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JUnit Max는 현재 이륙 단계에 있다. 실질적인 필요성을 해결하고 있다고 확신할 정도로는 수익이 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더 성장하기에는 수익이 충분치 않다. 하지만 위험한 가정들을 검증하는 첫 단계는 이미 넘어섰기 때문에, 동일한 테마를 바탕으로 제품을 지속적으로 실험하고자 한다.

 

비상

제품의 핵심 기능들을 만들어서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면, 다음 단계는 제품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도록 빠르게 비상하는 일이다. 비상 단계에서는 조직에서 기술 파트와 비즈니스 파트가 중요해진다. 마케팅부가 이전 단계에는 테스트를 위해 수백 정도의 사람에게 제품을 전달했다면, 이제는 제품을 십만 명에게 전달해야 한다. 영업부는 이전 단계에서 소량을 판매해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수천 개를 판매해야 한다. 기술 파트에서는 이전에는 적은 수의 사용자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사용자 수가 크게 늘어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팀 전체는 수천만 또는 수억이 넘는 간단한 사용자 대화뿐만 아니라 꽤 많은 심도 깊은 대화를 통해 얻은 피드백에서도 배워야 한다.

 

비상 단계에서는 매일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비상 단계에서는 문제가 하나라도 발생하면 문제를 해결한 후 다음 문제를 대비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역량이다(만약 문제를 쌓이도록 방치하면, 결국에는 문제들에 싸여 꼼짝 못하게 된다).

 

비상 단계에서는 자금 효율성 또한 그 의미가 바뀐다. 이 단계에서는 수익이 나거나 또는 투자를 받게 된다. 그리고 돈을 지출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비상 단계의 자금 효율성은 얼마나 돈을 덜 썼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돈을 효율적으로 썼는지 측정해야 한다. 물론 이 단계에서도 예산은 빡빡하다. 고객수의 자릿수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 더 적은 돈을 쓸 수 있다면, 고객수의 자릿수를 한 단계 높이는데 걸리는 시간은 더 짧아지게 된다.

 

순항

언젠가는 출근했을 때 새로운 문제가 하나도 없는 단계가 된다. 이제 과거에 한번 발생했던 문제만이 생기게 되고, 이들 문제는 모두 어떻게 해결할지 습득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비상 단계에서 순항 단계로 단계가 전환된다. 순항 단계의 목표는 여전히 자본 효율성이지만, 이제는 확장이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게 된다.

 

순항 단계에서는 장기/단기 절충안을 만드는 일이 바람직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불확실성이 충분히 가라 앉게 되고, 옵션 가치(Option Value)로 사업 결정을 평가하기 보다는 할인현금 수입 가치(Discounted Cash Flow)가 더 합리적인 사업 평가 기준이 된다.

 

그리고 순항 단계에서는 원가 인하가 수익성을 주도하게 된다. 개발자 테스트와 같은 실천법은 이륙 단계에서는 적당히 유용했고, 비상 단계에서는 생존의 문제였지만, 순항 단계에서는 원가를 절감하여 이윤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결론

제품이 순항 단계에 접어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파생하게 되고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을 새롭게 비행시켜야 할 순간이 오게 된다. 기법, 기술, 원칙, 가치는 이제 다시 이전의 택시 단계로 전환해서 새로운 싹을 틔워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놀랍게도(적어도 내가 보기에) 스타트업 비행 모델은 일반적으로 대기업 내부의 프로젝트에서도 유효하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다음 번에 다루도록 하겠다.

 

(문득 이륙 단계를 위한 효과적인 기술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 AppEngine처럼 관리가 편하고 스몰토크처럼 유연하며 강력한 기능이 결합된 기술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너무 방대한 기능을 구현하지 않아도 된다. 초기에 적으나마 매출이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제품을 만들려면 스타트업을 새롭게 시작해야 할테고, 그러기에는 너무 바쁜 상황이라…)

 

스타트업에 대한 분명히 모순되는 조언들도 이처럼 4가지 단계로 생각하면 일리가 있다. 페이퍼 프로토타입 아니면 최소 요건 제품? 택시 또는 이륙? 영세함 아니면 빠른 성장? 이륙 또는 비상? 미친 듯이 기능 추가 아니면 무자비한 리팩토링? 이륙 또는 비상? 내일을 위한 투자? 당신은 순항 단계에 접어들었는지? 어떤 조언들도 잘못되지 않았다. 그저 명확하게 기술되지 않았을 뿐이다. 비행 단계 중 어느 단계에 있는지 알고 있다면, 다음 걸음을 내딛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즐거운 비행이 되기를.



출판사 주: '비상'과 '순항'의 항목에 있는 그림은 원본 링크에서도 더이상 볼 수 없다고 표기되나 다른 항목과의 통일성을 위해 원본과 똑같이 작업 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