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차민창님이다. 차민창님은 인터뷰 당시에는 라인 플러스에서 근무 중이셨다. 차민창님은 굉장히 차분하시고 조용하신 분이었는데 아마도 그 당시는 조금 생각이 복잡하고 우울하신 상태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 당시 퇴사가 결정되어 있을 정도로 프로그래머로써의 현재에 대해서 고민이 많으셔서 인터뷰에 임하시는 모습이 무척 조심스러우셨지만, 그런 고민 역시도 같은 고민을 하는 많은 개발자나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본인 소개 및 하시는 일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해주세요.

A 라인 플러스 라인 서비스실에서, 신규 프로젝트인 쇼핑(가제) 프로젝트에서 서버 쪽 일을 담당하고 있다. 인터뷰 당시 2주 후에 퇴사가 결정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를 생각했을 때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서 채워나가는 시간을 가지려고 생각하고 있다. 여러 가지 고민이 많은 시기이지만 그렇다고 쉬지는 않을 것이다. 라인에는 1년 반쯤 전에 입사했다. 그 전에는 네이버에서 8~9년정도 근무했다. 병특 시절까지 하면 대략 13~4년정도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Q 프로그래머가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A 초등 4학년 때쯤 어머니께서 컴퓨터가 전망이 밝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컴퓨터를 사주셨다. 우와~ 앞서가는 어머니이셨던 듯… 그때 컴퓨터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GW 베이직을 배웠는데, 순탄하지는 않았다. 짝을 지어서 하나의 컴퓨터를 가지고 하는 수업이었는데, 페어 프로그래밍이라니… 앞서가는 강사님이었던 듯…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해를 못하는 와중에 월반을 해서 약간 왕따를 당했다. 그러다가 초등 6학년 때 패미콤이라는 게임기에서 드래곤볼을 봤는데, 컴퓨터에서 그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 전까지는 이해도 안 되는 프로그래밍이 목표가 생기니까 열심히 하게 되더라. 그 후에는 그냥 저냥 지내다가, 고등학교 시절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생각해보니 예전에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재미를 느꼈던 기억이 떠올라 컴퓨터 관련 과를 갔는데, 역시나 공부를 안 하고 코딩 위주의 생활을 했다. 만드는 것 위주로 많이 했던 것 같다. 졸업하고 벤처기업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Q 그렇다면 프로그래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고등학교 때 하신 건가요?

A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고등학교 때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게임을 만들 때의 기억이더라.

 

Q 그럼 처음 취업을 게임 만드는 회사에 하셨나요?

A 그렇지는 않았다. 사실 고등학교 3학년 때, 당시 유명한 게임회사에 무급으로라도 일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었는데, 더 공부를 하고 오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 후 한 게임 회사에서 병특으로 면접을 보았을 때 밤을 새면 2시간 정도는 잘 시간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프로그래밍 회사에 가게 되면서 게임 이외의 프로그래밍에도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벤처에서는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을 주로 했다. 

 

Q 이 분야에 들어와서 가장 영향을 받은 개발자가 있으신가요?

A 진부한 대답일 수도 있지만, 동료들 개개인에게 모두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동료가 실력이 낮고 높고를 떠나서 그 사람만의 강점이 있더라. 그런 강점들의 좋은 점을 닮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물론, 때로는 책을 통해서 유명 개발자에게 영향을 받기도 하겠지만 함께 일했던 동료와 교류하면서 더 영향을 많이 받았다.

 

Q 개발자로 일하면서 제일 힘든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A 일이 재미없을 때!!! 굉장히 단호하게 이야기 하셔서 깜짝 놀랐다. 개발을 처음 할 때는 모든 것이 경이로웠다. 하나하나 깨달아나가고 배워나가는 것들이 모두 재미있었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생기가 넘치는 기분이었다. 어느 순간 그것이 정체가 되고 재미라기보다 노동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힘들어졌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일상적인 업무에서 재미를 찾으려고 노력을 했다. 뻔한 업무나 반복적인 업무도 달리 접근하려고 노력했던 편이다. 일이란 것이 항상 재미있을 수는 없으니까… 퇴사를 결심하신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를 차지한다고 말씀하셨다. 지금이 아마도 일이 재미없어지신 단계인 것 같다.

 

Q 프로그래밍이 더 이상 배울 게 없어서 재미 없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시죠?

A 당연하다. 한때 철모를 때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적도 있었지만, 프로그래밍에 있어서 절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경우는 없다고 본다.

 

Q 같이 일하기 힘든 동료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A 가치를 만드는 데 관심이 없고 정치적인 행위에만 몰두하는 개발자!!! 어쩌면 다른 회사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예전에 그런 분들과 일해본 적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과 일하면 누군가가 꼭 손해를 보게 되더라. 그런 사람을 무조건 따라 하는 사람이 생기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물론 일하다가 논쟁이 붙는다거나 고집이 센 사람도 만났지만, 성향을 인정하면 힘들긴 하지만 함께 하기 싫은 것은 아니다.

 

Q 면접관으로 참여하셨을 때 개발 실력 외에 중요하게 보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A 개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다시 말하자면, 개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고민하는 모습을 봤을 때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된다. 그런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경력 면접의 경우는 자신이 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면서 느껴지게 된다. 현란한 용어를 섞어서 멋지게만 이야기하려는 사람은 조금 피하게 되고 자신의 생각을 소탈하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호감이 간다. 신입 면접의 경우에는 보통 기초 소양을 많이 보는 것 같다. 학과 공부를 잘했는지…

 

Q 학과 공부를 잘했는지 보신다고 하셨는데 어떤 이유에서 인가요?

A 신입의 경력은 사실 변별력이 별로 없더라. 현재는 별로 가진 것이 없더라도 실무에서 빨리 적응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성적을 보게 된다. 내 경험을 비추어 보자면, 학교 다닐 때 제대로 공부를 안 해서 실무에 와보니 부족함이 너무 많이 보이더라. 그래서 지금도 공부하고 있다. 신입 중에서도 자신 있는 부분을 물어봤을 때 깊이 있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Q 학교 공부 역시 실무에서 중요한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A 참 애매하고 어려운 주제인데, 학교 다닐 당시는 필요성을 모를 수 있어요. 근데 학교 다닐 때 충실히 공부했던 학생이 이해도 깊고 빠르다고 생각한다. NHN next의 교수 중 지인과 학교 공부가 과연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최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실무 경험이 더 중요한지 학교 공부가 더 중요한지는 사실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말하기 힘들다. 고전적인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사회에 나와서 일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러다 보니 왜 배우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고 본다. 학교 공부에 프로그래밍을 많이 경험해 볼 수 있는 과정이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결국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NHN next에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에 대해 다양하게 논의 중인 것 같아서 기대가 크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Q 학생들이 이 분야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저 재미있기만 하다고 이 분야에 뛰어드는 것이 과연 맞는 걸까요?

A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일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 개발자가 제일 많은 것 같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만난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재미있게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이 개발자인 것 같다. 오히려 일반인들에게는 일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재미가 있다면 후회가 덜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준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다른데, 개발을 진짜 좋아하는 분들은 사회적 평균 정도는 번다고 생각한다. 만족을 못 느끼는 것은 돈 때문만이 아니라 충분한 재미를 못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어쩌면 재미가 없는 데도 억지로 하는 것이 문제이지 충분히 재미있기만 하다면 뭐가 문제일까…

 

Q 그렇다면 이 일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두 가지가 있다. 조금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유독 프로그래머 중에서 자기 일을 재미있어 하는 사람이 많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내가 생각하기에 돈을 벌면서 재미있는 직업 중 하나가 프로그래머이다. 두 번째로는 사회가 디지털화 되어가면서 개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사회에 기여를 한다는 자부심도 큰 매력이다. 

 

Q 개발자에게 좋은 환경의 회사는 어떤 회사라고 생각하시나요?

A 순수하게 개발자 입장에서만 생각해보면, 개발자에게 많은 권한과 책임을 주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르네상스 엔지니어라는 것에 요즘 관심이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르네상스 엔지니어 클릭!!!

예전이나 지금이나 단순히 개발만 잘하는 개발자를 추구할 수도 있겠지만, 르네상스 시대에는 당대 최고의 화가가 수학자이거나 과학자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개발만 잘하려고 한다기보다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 지인 분이 최근 과학 세미나에서 듣고 오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과학의 혁신은 2가지로 인해 발생한다고 한다. 10대의 천재과학자가 나왔을 때, 다른 분야의 사람이 과학분야로 넘어와서 잘할 때이다. 물론 개발자는 개발을 잘 하는 것이 기본 소양이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서 아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을 준다면 개발자들도 다른 소양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고 그것이 더 개발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르네상스 엔지니어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아인슈타인이 과학자이지만 실제로는 2차 세계대전 당시에 독일의 진격을 막기 위해서 원자폭탄을 개발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면서, 반전을 위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전쟁을 막기 위해 능력을 쓰려했던 아인슈타인처럼 개발자들도 사회적인 영향력이나 책임감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행동, 내가 쓰는 기술 등이 작게는 팀, 크게는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금 더 고민하면 좋겠다.

 

Q 이야기를 듣고 보니 좋은 회사란 개발자를 위한 좋은 환경을 갖춘 회사이지만 그 환경을 위해서는 개발자 스스로도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A 가장 먼저 본인이 처한 환경이 나쁘다고 생각할 때 환경 탓을 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환경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일차로는 본인이 이 환경에서 어떻게 즐겁게 일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렇게 하면 어떤 부분은 해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경험상 다 해결은 안 되더라. 환경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가 없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환경도 조금씩 천천히 개선해나간다고 생각하고, 한번에 크게 바꿔나가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이 개선은 때론 너무 작아서 달라진 게 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 조금이라도 개선한다면 그리고 이런 것들이 쌓인다면 나중에 보았을 때 큰 개선으로 인식할 수 있을 때가 오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나는 이런 생각에 따라 노력해보았지만, 아직까지 누군가에게 소개할 만큼 성공한 경험은 없다. 다만, 질문 내용대로 개발자로써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속 노력하려고 한다.

 

Q 신입 직원(개발자)들에게 사회생활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사실 별로 조언을 해줄 수 있을 만큼 사회생활을 잘 하지 못했다.

 

Q 그럼 후회되는 부분이나 후배들에게 이런 것을 알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라는 조언이라도.

A 나는 이제 곧 회사를 퇴사할 것인데, 이 회사의 문화가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이다. 제일 후회되는 것 중에 하나가, 개발자에게 좋지 않다고 느끼는 문화에 수긍을 해버린 것이다. 책임감이라는 이유로, 개발리더(DL)로써의 역할을 잘 못한 것 같다. 다시 말하자면 해야 할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내 안위만을 생각했던 것이 아닌가 후회가 된다는 뜻이다. 생각해보면 선배들 중에 회사의 불합리함에 대해서 후배들을 위해 싸워주신 분들이 있었는데 나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서 욕심을 위해서 바른 말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바른 말을 한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지만, 용기가 부족해서 또 그로 인해 내 자신이 해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해서 옳은 일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후회가 된다. 후배들은 그러지 말길 바란다. 꼭 나와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각자 본인이 위치에서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본인의 소신과는 달리 행동하려고 할 때 여러 장애물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그 때 본인의 소신에 따라 용기를 내서 행동하고 개발만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후배들을 위해서 환경 변화를 위해서도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잡담 : 사실 나이를 먹으면서 이렇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점점 커지는 게 사실이다. 예전에 친한 선배 중에 바른 말이랄까 개발자를 위해 소신 있게 행동했다가 퇴사를 하게 된 분이 있었다. 소신에 옳다고 생각하는 지향점을 지키는 데도 참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이런걸 포기한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것 같다.

 

Q 사용자나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 개발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사실 내가 잘 못했던 부분이지만, 경험을 되돌아 생각을 해보면 개발자 성향이 굉장히 강했던 시기에는 모든 것들을 내 기준으로만 생각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도 개발용어만 사용하고 개발자스럽게 만든다던가… 돌이켜보면 조금 더 사람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 폭넓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사람 자체에 관심을 갖고 정서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해서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연구원이나 컴퓨터과학자라면 단순히 기술을 높이고 발전시키는 것에만 집중해도 된다고 본다. 그렇지만 개발자, 특히 서비스 개발자는 세상에 나와서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기술을 가지고 사회에 무엇을 하느냐가 결국 사회에 주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Q 프로그래머가 안 되셨다면 어떤 사람이 되셨을 것 같으세요???

A 소설 작가!!! 어렸을 때는 책을 굉장히 좋아했을 뿐 글을 써보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초등학교 때 학교에 대해서 쓰라는 글짓기(그때 당시는 학교를 굉장히 좋아했다)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그 후로 잘한 적이 없었다. 개발자가 된 후로 관련 포스팅을 했는데, 개발을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너무 재미있었다. 앞으로 블로그를 많이 써보려고 하는데, 조금은 독특한 방식으로 써보고 싶다. 내가 출판사에 있는 걸 처음엔 모르셨다고 말씀하셨다. 인터뷰 요청을 하면서 내 정보는 너무 말씀을 안 드렸구나~ ‘가난한 사람들’, ‘반고흐’,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등 편지형태의 글을 작년에 읽으면서 감명을 받았다. 그런 유형의 글도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면 봐달라고 하셨는데 편지형식의 글을 배포하신 것을 한 개 보았다. 참고 

 

Q 주말에는 주로 무얼 하면서 보내시나요?

A 산책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만화책도 보고 LOL도 한다. 개발자는 잘 안 만나고 소수의 친구들을 만난다. 커뮤니티 활동도 안 한다. 그래서 처음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깜짝 놀랐다. 참고로 저는 박성철 팀장님의 추천을 받아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Q 그런데 다른 개발자들은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A 2010 년에 어느 분의 추천으로 JCO에서 발표를 한적이 있는데 그때 인연이 닿은 개발자들이 조금 있다.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의 외부 발표였다. 내가 처음으로 갔던 개발자 행사 뒤풀이였는데, 뒤풀이는 안 오셨다고 하셨다. 아쉽~

 

Q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는 편인가요? 재충전은 어떻게 하세요?

A 스트레스를 잘 모른다. 이건 여지껏 인터뷰한 개발자들의 거의 공통적인 대답이었다. 신기하다~ 신기하다~ 점점 내가 이상한 건가 싶어질 정도로… 재충전도 사실, 그냥 가끔 게임하고 맛있는 것 먹는 정도? 병원을 가보면 스트레스가 높다고 나오는데, 나는 나름 잘 지내고 있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 


Q 일을 하다가 막히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A 일을 하다가 막히는 경우에는 막히는 것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 검색을 통해서 답을 찾는 경우도 있고, 내가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부족해서 막히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해서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심층적으로 공부를 한다. 심층적으로 공부하면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 쌓여서 나의 지식이 되더라. 빨리 찾으려고만 했을 때는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해결한 문제를 내가 설명을 제대로 못하더라. 바쁘다는 핑계로 문제해결에만 급급했던 것들이 개발자로서 부끄러운 경험이라고 생각된다. 먹는 걸로 재충전을 하기도 한다. 

 

Q 최근에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어떤 건가요?

A 반 고흐!!! 영혼의 편지라는 책이 인상 깊었다. 반 고흐에 대해서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었는데 힘든 와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랄까…

 

Q 그런데 이렇게 말씀 드리면 이상할지 모르지만, 반 고흐는 조금 정신이상자의 느낌도 있어요.

A 물론 그렇긴 하지만, 개발자로서의 나를 비춰보면서 집념에 대해 배웠다. 팔리는 그림보다 자신이 추구하는 것만을 파고 드는 것 같은, 장인정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Q 최근에 가장 짜릿한 느낌이 들었던 적은 언제인가요?

A LOL게임을 할 때, 초반부터 유리해서 끝까지 유리한 경우와 초반부터 불리해서 끝까지 불리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전이 있을 때 가장 짜릿하다. 이때 당시 페이스북 캐릭터가 게임 캐릭터라고 하셨다. 안경 낀 듯한 LOL 캐릭터치고 귀여운… 이름이 레인인가? 메인인가? 여튼 랭킹은 실버라고 하셨는데 이건 나는 도통 모르겠다.

 

아까 적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답변을 하나 더 추가하자면 LOL같은 게임은 굉장히 많은 사람이 즐기는데, 재미있는 것을 넘어서 이것보다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창작의지가 느껴진다면)는 생각이 든다면 적성에 맞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Q 지금 현재 꿈이 있으시다면 어떤 꿈이 있으신가요?

A 단기적인 꿈은 자주 변하지만 현재로서는 개발자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다시 행복한 개발자가 되는 것이 꿈이고, 장기적인 꿈은 오랜 시간 가졌던 꿈인데, 40~50대에 경쟁력이 있는 개발자로 꾸준히 활동하고 싶고 스테디셀러가 될만한 도서를 꼭 내고 싶다. 개인적으로 개발자로서 자신 있어질 때 책을 쓰고 싶은 거라서 아직은 기준에 부족하다. 

 

Q 스스로 어떤 개발자라고 정의하실 수 있을까요?

A 처음 받은 질문이라 고민이 많이 되는데… 혜택을 많이 받은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도 IT 붐이 일어서 혜택을 받았고, 네이버에 입사할 때도 추천을 통해서 입사를 했는데, 그때 좋은 선배님들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혜택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사람에게든 환경에게든 혜택을 많이 받은 개발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Q 후배들(프로그래머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A 어쩌면 실패 경험담일수도 있는데, 개발을 좋아하고 개발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만 해주고 싶다. (개인적 경험인지 보편적 경험인지는 모르겠지만) 20대 때 개발에 대한 열정이 활활 타오를 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고 언제까지나 활활 타오를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고 나이를 먹다 보니 그 불이 점점 줄어들더라. 아직 꺼지지는 않았지만 꺼질까 두려워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지금 와서 후회되는 것은 그 불을 조금 더 보호한다거나 조금 더 세밀히 살펴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선택의 기로에서 그런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된다. 열정을 보존할 수 있는 선택을 하지 못한 것들… 후배들은 그런 열정을 조금 더 귀하게 다루었으면 좋겠다.

 

Q 그렇다면 열정을 다시 찾기 위해서 퇴사를 결정하신 것처럼 보이는데, 너무 과감한 도전이 아닐까요?

A 퇴사라는 자체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회적인 인식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열정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 그런다고 찾게 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다시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재미를 찾으면 열정도 찾게 될 것이다.  


인터뷰 후 느낀 점... 차민창님이 지금 다시 재미를 찾아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페이스북을 통해서 접하는 모습은 인터뷰를 할 당시보다 훨씬 편안하고 즐거워 보이신다. 어쩌면 차민창님이 개발자 선배로서 후회하시는 부분들은 지금 현재 업계의 많은 선배들이 똑같이 고민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후배들을 위해서, 또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실천하고 잘못된 일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용기!!! 이렇게나 깊이 고민하시는 차민창님은 반드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배 개발자가 될 것이라고 인터뷰 내내 생각했다. 그리고 아마도 차민창님은 지금의 휴식을 통해 다시 프로그래밍을 향한 열정과 재미를 찾으실 것이라고 믿는다. 아자아자 민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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